성경에서는 창세기에 아담과 이브가 등장한다. 선(善)과 악(惡)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뱀의 유혹에 빠져 먹어서는 안 되는 사과를 먹고 죄를 범하게 되어 추방되었다. 그 후로 죄와 타락의 영향을 받고 무지에서 깨어나면서 선과 악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은 선과 악을 행하며 살아가고 있다. “선이란 사회가 도덕적 가치로 인정하면서 그것의 확대를 추진하는 것이고 악은 이것과 정반대의 것이다.”(철학사전 2009).
인간 생활의 행복과 불행이 선과 악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현재 우리 생활의 현상이다. 맹자(孟子)는 "인간의 본성(本性)은 선(善)하다"는 성선설을, 순자(荀子)는 "인간의 본성(本性)은 악(惡)하다"는 성악설을, 고자(告子)는 “인간의 본성(本性)은 선(善)하지도 악(惡)하지도 않다”라는 성무선악설을 주장한다.
성선설(性善說)은 인간을 근본적으로 착하고 합리적이며 개인의 자유와 자율적 선택을 허용한다고 보았다. 인간은 대부분 책임에 대한 높은 의식을 갖고 타인을 배려하며 도우면서 살아간다. 장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는 인간의 기본 본성을 “자연상태의 인간은 평화롭고 도덕적인 본성을 가지고 있다”라고 주장하면서 자연상태를 자유와 평등으로 보았다. 또한, 인간의 본성은 선하지만 사회제도와 환경의 영향으로 악하게 되었기 때문에 본래의 선한 마음으로 돌아가도록 노력하면은 된다는 것이다.
성악설(性惡說)은 인간을 선천적으로 탐욕과 공격적 성품을 가지고 타고났고, 개인의 이익추구와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심을 가진 존재로 보았다. 종종 악은 보편적인 생활에서 벗어나 부도덕을 나타내는 데 쓰인다. 하지만 순자(荀子)는 “사람은 가르치고 다듬으면 선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라고 말한다. 프랑스 철학자 에마누엘 래비나스(Emmanuel Levinas)는 “사람은 누구나 악한 존재다. 아무리 착한 사람이라도 자연에 대해, 그리고 다른 사람에 대해 조금씩은 해를 끼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최소한의 죄책감을 느끼고, 서로에 대한 배려와 연민, 그리고 헌신을 하며 살아간다면 좋은 사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무선악설(性無善惡說)은 인간의 본성을 선⋅악의 관점에서 판단을 내리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선⋅악의 상반된 시각들은 한쪽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보기는 어려운 문제로 시각에 따라, 시대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헤이네맨(Heineman, Robert A)은 “성장하면서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아 선해질 수도 악해질 수도 있다”라고 주장한다. 이는 사람의 행위에 대한 도덕적 평가로 선과 악이 상호의존적으로 존재함을 뜻한다.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선과 악을 경험하게 된다. 그렇지만 선과 악의 구별 점은 명확하지 않다. 남을 위해 헌신⋅봉사하고 하고, 좋은 소리를 들으면 선이라 말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한 경우는 악일 것이다. 로마신화에 나오는 야누스 신의 두 얼굴은 인간성의 선과 악의 양면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행위의 주체로서 인격은 유전적 요소에 의해서 형성되지만, 사회적 환경에 의해 점차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나쁜 일을 저질렀다면 잘못된 점을 인식하여야 하고, 이런 사람이 많을수록 우리 사회는 건강해지고 밝은 세상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정치인들은 나라의 발전과 어려운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한다. 이것은 선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소수의 정치인은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고, 비난하고, 해서는 안 될 부도덕한 일을 하곤 한다. 이것은 악일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줘도 당연시하고, 자신의 행위가 잘못됐음에도 인정하지 않는다. 이런 사회는 불안과 불신만을 커지고 나라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정치인에 대한 올바른 판단은 국민의 몫이다. 얼마 남지 않은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를 통해서 국민은 현명한 판단을 하게 될 것이다.
인간의 본성은 선한 것인가? 아니면 악한 것인가? 두 진영 간의 논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일반인이든 특정인이든 어느 한 편에는 진실 또는 거짓을, 아니 선과 악을 행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성향에 따라 똑같은 사안을 갖고 호불호가 분명히 갈린다. 진정 올바른 사회를 원한다면 사회적 환경의 건전한 형성을 위해 서로가 합일 점을 잘 찾아서 평화스러운 나라,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선과 악의 조화를 잘 이루어서 서로 신뢰하고 어우러져 우리의 모든 생활이 윤택해지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