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지사가 7일 성남 수진리고개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4시30분. 살을 에는듯한 바람에 잔뜩 움츠린 일용직근로자들이 구멍가게 앞으로 모여든다.
4시 50분을 넘어서자 100여명의 근로자들이 삼삼오오 담배연기를 뿜다말고 승합차에 바삐 올라탄다. 5시가 넘어서자 거리의 인력시장은 벌써 파장 분위기다. 선택받지 못한 이들은 고개를 떨구고 발걸음을 돌린다.
김문수 지사가 새벽 강추위의 인력시장 민심탐방에 나섰다.
김 지사는 건설현장 일자리를 찾아 성남 수진리고개로 모여드는 일용직 근로자들 한명 한명과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눴다. 건설업 동계휴식기와 폭설로 일자리 구하기에 허탕친 이들의 볼멘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 근로자는 “몇년 전보단 많이 나아졌지만 한겨울인 지금 굶어죽을 판”이라고 했다. 그는 “요즘 같으면 한달에 2~3일 일감이 있을 뿐 여름에 모은 돈도 다 떨어져 간다”고 말을 잇자 김 지사는 “어휴 정말 추운 겨울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근로자는 “여전히 외국인근로자들에 일자리를 뺐기고 있다”며 “중국사람들은 일당 6~7만원이면 오케이다. 그러니 우리 일당이 한달 이상 밀려도 공사판 중간업자들에게 뭐라 말 못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30여분 길거리 대화를 나눈 김 지사는 근로자들과 인력시장이 열리는 새벽시간대 주정차 단속 금지, 인도를 이용한 소위 개구리 주차장 마련, 임금체불업자 고발시스템 마련, 고용허가제 재점검 등을 약속하며 발길을 돌리는 이들을 위로했다.
이어 김 지사는 인근 직업소개소를 찾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대화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김 지사는 "일자리 창출의 열쇠는 정부, 지자체, 각 대학, 민간 등 흩어져 있는 일자리 지원센터의 통합에 달려있다"며 "정부는 과감하게 현장을 잘 아는 지방에 권한을 이양해야 통합은 물론 효율성에서도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행사에는 신상진 국회의원과 박수영 경기도 경제투자실장, 송영건 성남 부시장, 이재갑 노동부 고용정책관, 김종균 노동부 성남 고용지원센터 소장, 박시연 전국고용서비스협회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