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단지사건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과 동시에 이를 반영하기 위한 공식적 조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사건 당시 경찰의 발표에 따라 40년이 넘도록 ‘난동’으로 규정된 것과 달리 실제 광주대단지 사건은 3~6만 명이 참가한 시위에 비해 피해가 크지 않아 ‘난동’으로 보기 어렵다는 새로운 사실도 밝혀졌다.
성남지역언론사대표자협의회(회장 김일중)는 성남시의 탄생 배경이 됐던 8·10 광주대단지 사건 42주년을 맞아 ‘특별좌담회’를 마련, 김준기 소장(공동체사회연구소, 전 신구대 교수)이 좌장을 맡아 광주대단지사건의 재정립을 위한 방안과 이후 지속 가능한 사업회 구성 등을 위한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았다.
좌담회에서 성남문화재단 하동근 문화진흥국장은 “성남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현재 일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40년이 지나도록 이를 규명하기 힘들어 하고 있다”면서 “당시 상황을 명확히 풀기위한 조직이 필요하고, 이후 담론보다는 공식화하는 기구를 마련해 사건을 연구하고 재조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남시의회 지관근 의원은 “진실규명, 피해자 명예회복, 보상 등에 대한 논의는 덜 됐지만, 정신적 가치와 지속가능한 연구 등을 위한 기념사업회를 마련하고자 했지만, 관련 예산이 삭감되고 말았다”면서 “시의원들조차 시각 차이가 큰 만큼 설득, 공감을 거쳐 이를 위한 조례를 마련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광주대단지사건을 연구하고 있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임미리 연구원은 “광주대단지사건의 생존권 투쟁 등에 대한 해석도 중요하지만, 실제 사건의 양상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제기하면서 “3~6만 명이 참가한 시위에서 고작 차량 3~4대, 경찰관 몇 명이 전치 1~2주 정도의 부상을 입었던 사건을 과연 ‘폭동’으로 표현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임 연구원은 “최초 자료가 한국일보 기사였고, 이를 과장 보도한 탓에 지금까지 폭동 이미지가 덧씌워졌기에 이를 걷어내고 성남시사 등을 집필할 때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18대 국회에서 ‘성남시민 명예회복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던 신영수(성남발전연합 상임대표) 전 의원은 “42년 전 사건이지만 여전히 진행형으로 지역갈등, 주거환경 등으로 남아 있기에 이를 바로 잡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며 “생존권 투쟁을 난동으로 규정한 정부와 서울시가 재개발에 대해 보상하고,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동희 성남일보 대표는 “광주대단지사건에 대해 언급은 하지만 어느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좌담회를 계기로 이벤트가 아닌, 지역의 올바른 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성남향토문화연구소 한동억 소장은 “광주대단지사건을 특정 지역에 한정 두지 말고, 원주민과 이주민과의 갈등도 짚고 넘어가야 하고, 진실 규명을 위해 당시 증언자들을 찾아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야 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날 참석자들과 지역 언론사 대표자들은 이후 광주대단지사건을 재조명하기 위한 공식적인 조직 구성을 결의 했으며,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시민생활 문화, 성남의 정체성 등을 마련하는 역할을 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