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7일 새벽(한국 시간), 영국 런던의 크레이븐 코티지 경기장에서 펼쳐진 그리스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1-0의 승리를 거두며 2007년의 첫 단추를 멋지게 꿰어냈다.
전반전을 주도하며 후반전 초반에 실점 위기를 넘긴 한국은 전반 38분에 박지성의 헤딩슛이 골대를 강타하며 무산됐지만 후반 33분, 이천수가 페널티 에어리어 좌측 부근에서 시도한 오른발 프리킥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승리를 거뒀다.
'2007 아시안컵' 대회를 대비해 2007년을 맞아 처음으로 치른 이번 경기에서 '축구종가' 영국을 방문해 유로2004 챔피언 그리스를 상대한 한국은 경기가 펼쳐진 잉글랜드의 프리미어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과 더불어 강한 자신감을 안고 플레이하며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아시아 무대에서의 고전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베어벡 감독 역시 유기적인 공격진과 무실점 수비진으로 부담을 덜어냈고, 유럽 진출의 꿈이 아쉽게 무산됐던 이천수도 득점을 비롯한 맹활약으로 희망을 불씨를 살렸다.
경기가 펼쳐지는 피치와 관중석 사이의 거리가 최소화된 런던 풀럼FC의 홈경기장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펼쳐진 경기는 초반부터 경기장을 가득 메운 양국 팬들의 열렬한 응원과 함께 열띤 분위기로 계속됐다.
한국은 주로 측면을 이용해 공격을 펼쳤고, 그리스는 후방에서 기회를 모색하며 전방으로 단번에 이어주는 공격을 택했다. 프리미어 리그의 명판관 마이크 딘이 주심으로 나선 경기는 친선 경기라는 점을 감안해 최대한 관대한 판정이 내려졌음에도 양 팀 합쳐 5명의 경고 선수가 나오는 등 격렬함을 보였다.
전반전의 분위기는 자신감있는 플레이과 강한 압박을 펼친 한국이 주도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기회는 전반 8분에 페널티 박스로 침투한 사마라스의 왼발 슛과 27분, 아나톨리키스의 헤딩슛으로 골문을 공략한 그리스가 연출했다. 한국은 32분에 이천수가 왼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를 날카로운 오른발 감아차기로 연결하며 그리스 골문을 직접 노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의해 저지됐다.
35분, 왼쪽 측면에서 이어진 피사스의 침투 패스를 한국 수비가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하며 문전에 포진한 그리스 공격진에게 볼이 이어져 혼전 상황이 연결됐지만 그리스 공격의 연이은 슈팅은 김용대의 육탄 선방에 가로막혀 골문을 벗어났다.
곧바로 역공에 나선 한국은 설기현의 오른쪽 측면 돌파에 이어 코너 아크 부근에서 드로우인을 얻어냈고, 38분에 오범석의 크로스를 박지성이 문전에서 날카로운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오른쪽 골포스트를 때리고 나와 아쉽게 무산됐다. 43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빠른 동작으로 가볍게 그리스의 명수비수 세이타리디스를 벗겨낸 이천수가 날카로운 오른발 슛으로 그리스의 골문 구석을 노렸지만 간발의 차이로 빗나갔다.
후반전에 많은 선수를 교체한 그리스는 초반 파상공세로 한국 문전을 위협했다. 후반 5분, 교체 투입된 스텔리오스 기아나코폴루스의 문전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강타했고, 11분에는 역시 교체투입된 공격수 이오아니스 아마타니티스의 혼전 속 문전 슈팅이 김용대 골키퍼의 육탄 방어에 의해 저지됐다.
이후 한국이 적극적으로 역공을 펼치며 맞붙을 놨지만 두 팀 모두 결정적인 슈팅 장면을 연출하지 못하며 소강 상태가 이어졌다. 한국은 김남일, 조재진을 빼고 김정우와 김두현 등 창의적인 미드필더들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소강 상태로 이어지던 경기는 후반 33분, 페널티 에어리어 좌측 부근에서 박지성이 좋은 위치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를 이천수가 예리한 오른발 직접 슈팅으로 연결해 그리스 골문의 좌측 상단 구석을 찔렀다. 1-0!
프리미어 리그 진출이 무산되면서 마음고생이 심했던 이천수는 마침내 런던에서 득점포를 쏘아올리며 자신의 진가를 과시했다. 이천수의 득점 이후 설기현이 문전을 파고들며 추가 득점 기회를 잡는 등 기세를 올린 한국은 막판까지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가며 리드를 지킨채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리스를 상대로 한 런던 원정에서 결과와 내용 모두 승리를 거둔 베어벡 감독은 이번 승리가 대표팀의 궁극적 목표인 2007 아시안컵의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특히 오범석, 김치우, 염기훈 등 젊은 선수들을 선발 혹은 교체로 투입하며 이들이 대표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음을 확인 것도 큰 수확이었다.
특히 베어벡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진출 실패로 힘든 시간을 보낸 이천수가 시련을 딛고 일어선 부분을 높이 샀다. 이천수를 처진 스트라이커로 기용한 베어벡 감독은 그가 기대를 충족시켜준 것에 박수를 보냈다.
한편 당당한 승리를 거두고 8일 한국으로 돌아가는 베어벡 감독은 3월 있을 올림픽대표팀의 아시아지역예선을 대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