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은 주로 동료효과(Peers effects)에 의해 로또ㆍ인터넷 게임ㆍ화투와 카드 순으로 도박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도박을 하는 이유로는 재미삼아 하거나, 대박으로 인생 역전에 성공하고자, 여가활동을 위해서 한다는 답변 순이었다.
25일 을지대학교(총장 조우현) 성남캠퍼스 밀레니엄홀에서 개최된 ‘2013 KLACC(강원랜드 중독관리센터) 대학생 중독예방 활동위원 학술제’에서 을지대학교 중독재활복지학과 김영호 교수는 ‘대학생 도박문제 예방과 동료효과’ 주제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동료효과란 한마디로 나의 선택과 만족도는 가까운 내 주변 사람으로부터 크게 영향을 받는 다는 것. 대학생의 경우에는 친구나 선후배가 가까운 동료다.
“함께 있을 때 우린 아무것도 두려운 것이 없었다.”
영화 ‘친구’에 나오는 이 대사는 동료효과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행동경제학에서는 보통 사람들은 ▲도박, 음주, 흡연, 약물사용 ▲운동, 체중 ▲경쟁심, 학업성적 ▲예금ㆍ투자상품 선택, 은퇴자금 준비, 월급 만족도 등에서 동료효과에 의한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다.
대학생들은 도박행동에 대해서는 ‘적당히 건전하게 즐기면 괜찮다’(약 50%)와 ‘무조건 금지해야 하고 바람직하지 않다’(약 45%)로 양극화된 시각을 보였다. 또 도박이 학교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약 65%가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답했고, ‘학업에 방해가 된다’고 답한 비율도 30%를 차지했다.
학업에 방해가 되는 것은 시차가 있는 국내에서 스마트 폰으로 ‘스포츠토토’와 같이 해외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 접속함으로써 결국 수면시간이나 수업시간에도 도박에 빠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사실은 김영호 교수가 지난해 전국 16개 ‘대학생 도박문제 예방활동단’(GAT: Gambling Action Team) 회원 약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김 교수는 “술이나 담배는 국민건강진흥법 등 법적 규제장치가 있지만 도박은 정부의 구체적 규제가 없는 실정”이라면서 “대학생 도박문제는 대개 무시하거나 웃고 넘겨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도박문제 고위험군인 대학생 집단은 위험한 성생활, 알코올 사용, 불법 약물사용에 있어서도 고위험군인 경향이 있다”면서 “더욱 심각한 것은 도박문제의 경우 그 자체가 아니라 재정문제, 알코올 문제 등의 가면을 쓰고 감춰지는 경향이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학들은 학생들의 도박문제에 무관심하며 심지어 아무런 대응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김 교수가 이날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일반인과 대학생의 도박참여율에 있어 ‘인터넷 도박’은 약 30배, ‘스포츠 토토’의 경우는 약 5배나 대학생이 일반인에 비해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에 의해 설립된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 전국 대학생 도박문제 예방활동단의 책임교수이기도 한 김 교수는 이러한 대학생들의 도박문제 해결을 위해 ‘동료효과를 통한 대학의 변화 유도’를 제시했다.
즉 대학생 도박중독 예방활동단과 대학 총학생회, 대학본부, 보건진료소, 상담실 등이 중심이 돼 학생들에게 도박의 폐해와 위험성을 알리고 도박중독 추방을 위해 적극 앞장선다는 것으로, 이를 통해 도박과 중독의 환경에 물들지 않고 주변에 건전한 환경을 자기 스스로 통제하는 동료 학생을 많이 두게 함으로써 학생 스스로 생활 속 성취감과 건강, 성공적인 삶과 행복을 실현할 수 있도록 자생력을 길러주는 것이 핵심이다.
한편 이날 학술행사에는 강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ㆍ을지대학교 중독재활복지학과ㆍ한림대학교 심리학과ㆍ한중대학교 호텔카지노 관광경영학과 등 4개 대학의 ‘KLACC 대학생 중독예방 활동위원’(두드림ㆍDo Dream)들이 참가해 연구주제 발표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