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대에 전입 온 지 50여일 정도 되었을 때, 부대에서 실시중인 ‘밸런스 행복코칭’이라는 상담 프로그램을 받을 기회가 생겼다. 처음에는 나름 부대에 잘 적응해 생활하고 있다고 생각해 왜 상담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으나, 그저 일과를 쉴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 당장 참여하겠다고 했다.
특히 강사님은 민간 상담회사를 운영중이신 분으로‘아들같은 장병들’의 군 생활에 도움이 되고 싶어 직접 부대까지 찾아와 개인시간을 투자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어떤 분일까 사뭇 궁금했다.
밸런스 행복코칭은 1대1로 상담하는 방식이 아닌 여러 명이 동시에 상담을 진행한다. 여러 장의 사진을 책상위에 올려 놓고, 현재의 군 생활과 연관되거나 앞으로 자신이 원하는 군 생활의 모습, 전역 후의 나의 모습 등 여러 상황에서의 관련된 사진을 고르라고 하셨고, 그 사진을 보며 한명씩 한명씩 상담이 이어졌다.
사진을 이용해 나의 과거, 현재, 미래 모습을 상상하며 동기들과 강사님에게 설명하는 시간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또한 동기들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고 있었으며, 다음 얘기가 너무 하고 싶을 정도로 흥미로웠다.
상담이라는 말에 지루하고 귀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해보니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 또한 여러 명이 함께하는 상담이기 때문에 다른 동기들의 상황과 목표를 알게 되어 서로 이해해주고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고, 자신의 목표를 동기들 앞에서 말함으로서 더 열심히 하고자하는 마음이 생겼다.
특히 이번 상담을 통해 한사람 한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단계에서 내 말만 하기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내가 상대방 말에 귀를 기울이는 법도 배우게 되었고, 내 생각을 말하는 단계에서는 더욱 더 설득력 있게 말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상담이 종료후에는 단체 상담하는 이유를 깨달았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동기들이 말하고 공유하며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군 생활에 임해야 할지 좌표가 되어 주었다.
나는 입대하기 전에는 군대에서 배울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군 생활을 하며 많은 것을 느꼈다. 처음 입대해서 군 생활을 하면서 집에서 생활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훈련을 하면서 평범한 식탁에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행군을 하면서 물 한 모금 먹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화생방 훈련을 하면서 편하게 숨을 쉴 수 있는 것에 감사한 것인지를 깨달았다.
이러한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군 생활을 하루하루 열심히 한다면, 길고 힘들 것만 같은 나의 군 생활도 아마 군 생활을 마칠 때 돌아보면 하루 같은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생각한다. 또한 전역을 하고 앞으로의 사회생활을 하면서 힘들고 지치는 일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힘들고 지칠 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군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사소한 것들에서 행복과 감사함을 느끼며 모든 일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이런 프로그램이 자주 시행되어 속앓이를 하고 있는 전우들에게도 큰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