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30일 저녁 7시 30분!, 예술단 ‘결’(신미경 단장)이 주최하고 성남문화원, 성남무용협회, 사)한국전통무예진흥학회, 무예공연예술단 지무단 등이 후원하는 ‘검무축제(뚝제)’가 지난해에 이어 중앙공원(야외특설무대)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지난 10월, 제1회 검무축제(춤추는 劍)는 당시 판교 테크노벨리 환풍구 사고 여파로 공연이 위축될 수 있었음에도 공연장에는 500여명의 관객이 참석, 가을 밤 감동의 박수갈채와 찬사가 이어 졌었다.
제2회 검무축제 ‘뚝제’는 ‘조선시대 성남지역에서 행하던 군사훈련때 장군의 황색깃발에 지내는 제사’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 역사적 고증을 토대로 현 시대에 맞게 ‘뚝제’를 재해석하여 준비한 주옥같은 작품들이 무대에서 하나가 된다. 이번 무대는 상무정신을 근간으로 삶에서 다양하게 펼쳐졌던 검무를 예술적으로 재해석했고 검무에 대한 시각을 넓히고자 전국에서 모인 검무인들이 함께 마련했다.
검무는 신라 화랑 황창의 설화로 천년을 넘어 전해진다. 고려 때 민간에서 계속 추어졌으며 조선시대 내내 검무가 추어졌다는 기록을 볼 수 있다. 조선 후기 사대부들은 각종 연회에서 본 검무와 그 감상을 시문에 다수 남겼고 이 시문들을 통해 기녀들이 추었던 검무의 모습과 정조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검무는 비장하면서 역동적이고 기예가 돋보이는 춤이었다. 그래서 여성스러운 아름다움에 여협의 기운까지 느껴지는 춤으로 기녀들이 추었던 검무 외에 우리 역사와 삶 속에는 여러 검무들이 등장한다.
태조실록을 보면, 조선시대 성남지역에서는 군사훈련인 강무(講武)행사가 임금이 직접 참가한 가운데 적게는 5천여 명에서 많게는 10만이 넘는 군사가 모여 빈번하게 열렸다는 기록이 있다. 이때 ‘뚝제’를 지냈는데, 초헌·아헌·종헌의 정해진 절차대로 진행하면서, 정도전의 시에 곡을 붙인 주납씨가(走納氏歌)를 연주하여 올렸다고 한다.
제사를 지낸 후에는 음복례를 하면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장사(將士)들이 검무(劍舞)를 추면서 환락이 극에 달한 후에야 마쳤다고 전한다.
이번 ‘뚝제’ 공연에는 총 10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제의식을 바탕으로 창작된 의식무, 정통무예의 유산재이자 보고로서의 무예 시범, 무예를 기초로 재미와 함께 창작된 검무, 역사적 사료를 바탕으로 재창작된 이야기가 있는 검무, 여검객들의 진검베기, 군사 깃발을 들고 훈련을 위한 작품, 춤을 바탕으로 아름답게 재조명된 검무, 지킴이로서의 시범, 춤과 무예를 한 몸에 익혀 검무의 방법론을 제시하는 작품 등 그야말로 다채로운 무대가 관객에게 진한 감동과 여운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행사를 총괄한 예술단‘결’의 신미경 단장은 20여 년 전, 인간문화재 우봉 이매방 선생님 문하생으로 있을 때 칼 목이 부러지지 않은 ‘장검무’라는 작품이 마음에 들어왔다고 한다. 조선시대까지 전해지는 모든 자료에는 칼목이 부러진 것이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 일제시대를 거치며 우리 검무는 칼목이 부러진 검무로 변질됐다. 우리의 정신이 부러져 버린 것이다. 십 수 년의 고증과 노력으로 칼목이 부러지지 않은 검결과 검의 정신을 되찾는데 매진해 온 그녀는 검무축제를 통해 검의 ‘결’과 ‘정신’이 살아있는 공연으로 관객과 호흡하며 소통하겠다는 소신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