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이천 공장 증설을 불허한 정부 방침에 반발해서, 23일 이천 지역 주민들이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대규모 삭발시위를 벌였다.
이날 집회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이천시민, 경기도 내 관련단체 등 3500여 명이 운집해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공장 증설을 촉구했다.
특히 이날 집회에서는 이정희 이천시장 부인을 비롯해 이천시민 500여 명이 삭발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삭발 후 정부에 항의의 뜻을 전하기 위해 구리 가면을 쓰고 "이천공장 증설을 허용하라"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집단삭발에는 지난달 한나라당 이규택(이천.여주) 의원과 조병돈 시장, 시.도의원,각급 사회단체장 등 중앙.시단위 지도층 인사들이 참여한데 이어 이날 집회에서는 읍면동단위 새마을지도자와 전직 사회단체장, 이장단 등이 이.미용사 120명을 동원해 삭발에 참가했다.
집회에서 조병돈 시장 등 일부 참가자들은 규제를 상징하는 목칼을 차는 퍼포먼스를 펼쳤으며 임진혁 비대위 공동대표는 집회 참석자들을 대신해 이천 시민 5만여명의 서명을 담은 탄원서를 정부종합청사 민원실에 전달했다.
집회를 주도한 이천시비상대책위원회측은 집단삭발에 대해 "이천은 물론 전국에서 유례없는 일"이라며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시민들의 결연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문수 도지사는 결의발언에서 "중국 공산당 조차도 하이닉스에게 와달라고 하는데, 대통령님과 장관님들, 대한민국 정부는 하이닉스를 이천에 있지 못하게 하고, 다른 곳으로 내쫓으려 한다"며 “오늘 이 잘려지는 머리카락이 나라를 살리고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는 머리카락이 될 것이라 믿는다. 이 뜨거운 우리의 마음은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지사는 “구리가 해롭다는 무식한 사람들을 가르치기 위해 오늘 우리가 모였다”며 “대한민국 전자 전기 공장을 모두 문 닫으려면 하이닉스를 이렇게 취급하라. 대한민국 경제를 살릴 의지가 있다면 이 하이닉스 이천공장 허용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또 이천 지역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촛불집회를 대선 전까지 진행할 예정이며 3월 2일에는 서울에서 5만여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날 쟁취대회에는 한나라당 이규택, 정진섭 국회의원, 양태흥 경기도ㆍ의회의장, 조병돈 이천시장, 정종철 하이닉스노조위원장 등이 자리해 도민들과 뜻을 같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