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롭게 흘러가는 푸른 남한강, 생기 넘치는 들판에는 모내기가 한창이고 왁자지껄 우시장이 열리는 여주읍내로 황포돛배와 수여선 협괘열차를 타고 장을 보기 위해 각지 사람들이 모여드는 역동적이고 풍요로운 여주의 풍경이 한 폭의 대형벽화로 탄생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마치 잔잔한 시조 한 수를 연상케 하는 여주읍의 옛 풍경을 화폭에 담아 어른들에게는 어릴 적 여주의 풍경을 회상시켜 주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여주고장의 넉넉한 아름다움을 일깨워 주는 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여주읍의 노후담장 경관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강변로 대형벽화는 총예산 1498만원을 들여 지난 3월 공사에 들어가 4월 초 완성했으며 길이 98m(최대높이 5.5m)에 이르는 웅장함은 벽화 앞 남한강과 어울려 여주의 명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일제시대 여주와 이천의 쌀 수탈을 목적으로 건설된 수원과 여주 사이를 오고가는 협궤열차 수여선(궤간 762mm)이 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힘차게 달려오는 일명 빵차 혹은 똥차로 불리우는 증기열차가 수여선 종착지인 여주역으로 힘차게 달려오는 생동감 넘치는 장면은 감동으로 물결친다.
수여선은 1972년 3월 경제개발5개년계획과 고속운행의 어려움, 영동고속도로 개통 등으로 운행이 중지되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졌지만 최근 성남-여주간 복선전철이 부분적으로 수여선 경로를 따라 건설돼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다.
여주읍은 이번 대형벽화의 시안선정은 지난 2월 8일부터 15일까지 여주읍사무소 입구에 강변로 담장벽화 시안 3개를 설치, 주민들의 투표참여를 반영해 이루어진 결과로서 관청의 일방적 사업진행방식이 아닌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여주읍 상리 여주여자고중고등학교 담장에 설치된 강변로 대형벽화는 여주읍에서도 차량 및 보행자의 통행이 많은 여주대교 인근에 위치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규모도 여주읍 최대규모로 강건너 오학 현암지구에서도 시인성(視認性)이 뛰어나 벽화의 아름다운 자태를 맘껏 드러내고 있다.
대형벽화 속의 우시장과 여주역 그리고 황포돛배는 여주역사의 과거를, 전통 모내기와 남한강 절벽에 우뚝 자리잡은 영월루는 현재의 모습을 청정한 남한강 물결에 어루러진 푸른 숲과 다양한 꽃들 속에 뛰노는 사슴, 날개를 활짝 펼친 백로의 모습은 여주의 미래를 상징했다.
따스한 봄볕이 내리쬐는 가운데 여주읍 상리 강변로 담장벽화는 걷고 싶은 거리의 벚꽃과 개나리 군락 그리고 푸르고 시원한 남한강과 어우러져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여주의 명소로 추천해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